
짧게 오르고 정상에서 오래 걷고 싶은 날이라면 금오름을 일정에 넣어 보세요. 한림읍 금악리 금악마을에 자리한 오름으로, 금악오름이라고도 부릅니다. 금방 오른 뒤 정상에서 분화구 둘레를 따라 한참을 걸을 수 있습니다.
비교적 평탄한 지형에 서 있는 오름이라, 오르기 전에 아래에서 오름 전체의 모양을 한번 바라보고 출발해 보세요. 오름 하나에 하루를 다 쓰기 부담스러운 날, 짧은 시간에 분화구와 먼 풍경을 함께 보고 싶은 날에 잘 맞습니다.
얼마나 높을까: 해발 428m, 비고 178m
해발고도는 428m이지만 비고는 178m라 금방 오를 수 있습니다. 해발고도 숫자만 보고 부담을 느꼈다면 비고를 기준으로 일정을 잡아 보세요. 시멘트로 걷기 편한 길이 조성돼 있고, 그늘이 많아 여름에도 비교적 시원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주차장도 마련돼 있어 차로 찾아가기에도 무리가 없습니다.
오름에는 해송, 삼나무, 찔레, 보리수, 윤노리나무 등이 자랍니다. 오르는 길에 잎 모양이 서로 다른 나무를 하나씩 찾아보면 짧은 오르막이 더 금방 지나갑니다. 이름을 모르는 나무가 있어도 괜찮습니다. 잎의 크기나 가지가 뻗은 방향처럼 눈에 띄는 차이부터 살펴보세요.
사진: Grapesurgeon / Wikimedia Commons · CC BY-SA 4.0오르기 전에 챙길 것: 신발, 물, 겉옷
시멘트 길이라도 오르막이니 밑창이 미끄럽지 않은 운동화가 편합니다. 그늘이 많은 길이라도 마실 물과 모자는 챙기는 편이 좋습니다. 바람이 센 날에는 능선에서 쌀쌀하게 느껴질 수 있으니 얇은 겉옷을 하나 넣어 가세요.
아이와 함께라면 오르막에서는 손을 잡고, 능선에서는 아이가 앞서 뛰어가지 않도록 곁에서 걸어 주세요. 금오름은 연중무휴이고 반려동물과 함께 갈 수 있습니다. 반려견과 걷는다면 목줄과 배변봉투를 챙기고, 능선에서는 줄을 짧게 잡아 주세요.
정상의 화구호, 왕매
정상에는 산정화구호가 있고, 이 화구호를 '왕매'라고 부릅니다. 분화구를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높은 봉우리 두 개가 솟아 있으니, 둘레를 걸을 때 두 봉우리가 어디쯤인지 눈으로 짚어 보세요.
화구호에는 원래 물이 많았지만, 지금은 바닥이 드러나 있습니다. 비가 오면 물이 고이지만 오래가지는 않아서, 비가 온 뒤에 들른다면 잠시 물이 고인 모습을 볼 수도 있습니다. 물이 가득 찬 모습을 기대하기보다는 분화구 바닥과 능선이 이루는 모양을 보러 간다고 생각하면 실망할 일이 적습니다. 능선에서 분화구 안쪽을 내려다보며 바닥의 넓이를 가늠해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사진: Liszt uhm / Wikimedia Commons · CC BY-SA 3.0분화구 둘레 1.2km를 걷는 법
분화구 둘레는 1.2km로, 풍경을 보며 산책하듯 걷기 좋은 길입니다. 정상에서는 한라산과 비양도, 금악마을 등이 보입니다. 한 바퀴를 천천히 돌며 보이는 곳을 하나씩 짚어 보세요. 정상에서 금악마을을 찾았다면 오름이 마을 가까이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날씨에 따라 멀리 보이는 정도가 달라지니, 하늘이 맑은 날을 고르면 좋습니다.
남북의 봉우리 쪽으로는 오르내림이 있을 수 있으니 걸음을 서두르지 마세요. 사진을 찍을 때는 뒤에 오는 사람이 지나갈 수 있게 길옆으로 비켜 서 주시고, 정해진 길 밖으로는 나가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한 바퀴를 돈 뒤에는 올라온 길로 내려갈지 다른 길이 있는지 현장의 안내 표시를 보고 정하세요.
금오름에서 해 질 무렵을 보려면
일몰 풍경을 볼 수 있는 오름이기도 합니다. 해 지는 시각은 계절마다 달라지니 출발 전에 그날의 일몰 시각을 확인해 두세요. 해 질 무렵에 오른다면 내려오는 길이 어두워지기 전에 걸음을 돌릴 수 있도록 시간을 넉넉히 잡는 것이 좋습니다. 정상에 일찍 닿았다면 해가 지는 방향을 미리 가늠해 두세요. 기다리는 동안 자리를 이리저리 옮기지 않아도 됩니다.
한림에서 애월 쪽으로 돌아오는 길에
금오름을 내려와 애월 쪽으로 이동한다면 미포집 제주 애월점을 식사 후보로 담아 보세요. 한림읍과 애월읍은 서로 다른 지역이니, 출발 전에 지도에서 이동 경로와 교통 상황을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오름에서 내려온 뒤 바로 운전대를 잡기보다 잠시 쉬었다가 출발하면 한결 편합니다.
미포집은 해물장과 솥밥을 선보이는 식당입니다. 분화구를 걸으며 찍은 사진을 함께 넘겨 보고, 먹고 싶은 메뉴는 메뉴 안내에서 미리 골라 두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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