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서쪽 끝, 한경면 고산리 앞바다에 떠 있는 섬들을 사진으로 본 적이 있을지 모릅니다. 차귀도는 본섬과 함께 죽도, 와도, 지질이섬 같은 작은 부속섬들을 더불어 부르는 이름입니다. 제주도의 여러 섬 가운데서도 자태가 빼어나, 손에 잡힐 듯 바다에 잠긴 모습이 주는 당당함이 보는 이의 넋을 놓게 한다고 소개됩니다.
바라보기만 해도 좋지만, 배를 타고 섬에 직접 들어가 걸어 볼 수도 있습니다. 섬에 들어가는 날로 보낼지, 바닷가에서 바라보는 날로 보낼지 먼저 정해 두면 일정이 한결 수월해집니다. 배에 오르지 않는 날이라면 바닷가에서 크고 작은 섬들이 겹쳐 보이는 모습을 천천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자구내포구에서 차귀도로 가는 유람선
본섬의 고산리 자구내포구에서 유람선을 타면 섬에 닿을 수 있습니다. 섬에서는 자유 투어 시간이 주어지고, 같은 배를 타고 돌아오는 코스로 방문해 볼 수 있습니다. 유람선 운항 시간은 따로 확인이 필요하니 출발 전에 미리 알아 두세요.
돌아올 때도 같은 배를 타야 하므로, 섬에 내리면 돌아오는 시각부터 마음에 새겨 두세요. 정해진 시간 안에서 걸을 범위를 정해 두면 서두르지 않고 섬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바닷바람이 센 날을 대비해 겉옷을 챙기고, 걷기 편한 신발을 신으세요.
사진: Grapesurgeon / Wikimedia Commons · CC BY-SA 4.0제주도에서 가장 큰 무인도
본섬인 대섬에는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서너 가구의 주민들이 살았지만, 지금은 제주도에서 가장 큰 무인도가 되었습니다. 대섬과 와도를 포함한 천연 보호 구역에는 아열대 동식물이 다수 서식하고 있어 생태학적 가치도 매우 높습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섬을 걸을 때는 길가의 풀과 꽃을 꺾지 말고, 가져간 쓰레기는 모두 되가져 오세요. 생태적 가치가 높은 곳인 만큼 머문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사진: Grapesurgeon / Wikimedia Commons · CC BY-SA 4.0낚시꾼들이 찾는 바다
이 섬은 낚시터로도 유명합니다. 참돔, 돌돔, 벵에돔, 자바리 등이 잘 잡히고, 특히 13월과 612월 사이에 낚시꾼들이 많이 찾습니다. 낚시를 하지 않더라도, 이 바다가 오래 사랑받아 온 까닭을 떠올리며 섬 둘레의 물빛을 바라보세요.
독수리가 된 한라산 신의 전설
이 섬에는 오래된 전설이 전해집니다. 옛날 중국 송나라 왕은 제주가 천하를 호령할 왕이 날 지세라 하여, 호종단이라는 신하에게 제주 땅의 지맥을 끊어 그 기운을 없애라고 명했습니다. 호종단은 제주 땅에 들어와 모든 지맥을 끊기 시작했고, 산방산에 이르러서는 바다로 뻗어 나가려는 용의 머리를 발견해 그 목에 칼을 꽂아 붉은 피로 바다를 물들였고, 산을 사흘 동안 울부짖게 했다고 합니다.
제주 곳곳의 지맥과 수맥을 모두 끊었다고 여긴 호종단은 지금의 고산리 포구에서 배를 띄워 중국으로 돌아가려 했습니다. 그때 갑자기 커다란 독수리가 나타나 하늘을 맴돌기 시작했습니다. 범상치 않은 독수리에 일행은 불안했지만, 바다가 잔잔하고 하늘이 맑아 계획대로 배를 띄웠습니다. 그런데 독수리가 원을 좁히며 다가와 돛대에 내려앉았고, 순간 바람이 거세지며 파도가 거칠게 일렁여 배는 순식간에 바다 깊숙이 잠기고 말았습니다.
그 뒤 하늘을 맴돌던 독수리는 분노한 한라산 신이라 여겨졌습니다. 호종단의 귀향을 막은 독수리는 섬으로 내려앉아 돌로 굳어졌고, 지금껏 섬을 수호하는 한라 영신으로 자리하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차귀도 앞바다는 여느 곳보다 물살이 세다고 합니다. 포구에서 섬을 바라볼 때 이 이야기를 떠올려 보세요.
사진: Grapesurgeon / Wikimedia Commons · CC BY-SA 4.0다녀오기 전에 확인할 것
주소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125입니다. 유람선 운항 시간은 확인이 필요하니 출발 전에 미리 알아보고 움직이세요. 파도가 높은 날에는 바닷가 바위 쪽으로 너무 가까이 다가가지 마세요.
서쪽 바다를 본 뒤, 애월에서 한 끼
차귀도를 둘러보고 애월 쪽으로 이동한다면 미포집 제주 애월점을 식사 후보로 담아 보세요. 돌아오는 배 시간과 이동 시간을 함께 헤아려 두면 식사 시간을 정하기가 수월합니다.
배를 타고 섬을 걸은 날의 허기를 채우고 싶다면 해물장과 솥밥을 선보이는 미포집의 메뉴 안내를 살펴보세요. 바다에서 본 섬과 독수리 전설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하는 시간도 좋겠습니다.
- 차귀도
- 자구내포구
- 고산리
- 제주 무인도
- 차귀도 유람선
- 제주 서쪽 바다
- 미포집
함께 읽기
제주 애월용두암, 제주공항 가까운 바다에서 용의 머리 바위와 전설을 만나는 짧은 산책
제주국제공항 북동쪽 해안의 용두암은 용이 바다에서 솟구치는 듯한 모습의 화산암입니다. 서쪽 관람 지점에서 머리 형상이 잘 보이고, 전망 관람은 무료이며 무료 문화관광해설도 운영됩니다.
제주 애월정물오름, 샘의 이름을 딴 오름에서 이시돌목장과 일몰을 바라보는 산책
정물오름은 오름 앞의 정물샘에서 이름을 따온 한림읍 금악리의 오름입니다. 시계 방향으로 왼쪽 길부터 오르면 한라산을 보며 올라 바다를 보며 내려오고, 정상에서는 이웃 오름과 이시돌목장이 보입니다.
제주 애월도두봉, 제주공항 바로 옆 낮은 오름에서 비행기와 바다를 함께 보는 산책
도두봉은 제주공항 바로 옆에 있는 제주시의 낮은 오름입니다. 경사가 완만해 오르기 쉽고, 오르는 길과 정상에서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모습과 바다를 함께 볼 수 있습니다.